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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핵 문제 여전히 평행선…파키스탄 회담 재개 가능성은 열려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새로운 협상안을 워싱턴에 제출했다. 이전보다 한발 물러선 내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기자들에게 “이란이 합의를 원하는 것은 알지만, 나는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며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이란의 새 제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을 둘러싼 입장이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먼저 해제하는 것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번 제안에서는 미국의 공격 중단 및 봉쇄 해제 보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를 동시에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또한 핵 문제는 미국의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별도 협상 테이블에서 다루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란은 워싱턴이 이 제안을 수용할 경우 다음 주 초 파키스탄에서 회담에 응할 준비가 됐다는 뜻을 중재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과 카타르, 이집트, 터키 등이 양측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맡고 있다.
콜롬비아대학의 전직 미국 핵협상 대표 리처드 네퓨는 “이번 제안은 미국과 이란 모두 일정 수준의 경제적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구조”라며 “그동안 해결이 어려웠던 문제들을 일단 뒤로 미루는 방식이어서 양측의 유인이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핵심 쟁점에서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미국은 이란에 최대 20년간 핵연료 농축을 중단하고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이 같은 장기 중단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이란은 수 주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과 상선을 공격하며 사실상 통행을 막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수로다. 미국은 이에 맞서 지난달 이란 항구와 선박에 대한 봉쇄를 단행했다. 이 맞봉쇄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위에서 유지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일 선박 소유주들에게 이란에 안전통항료를 지불하거나 이란 적신월사 등 이란 단체를 통한 우회 지급을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핵 문제와 봉쇄 해제를 둘러싼 근본적인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타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